인사말

1975년 5월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주 오가던 서울의 명동에 작은 고전장신구 古典裝身具店이 열렸습니다. 젊어서부터 고전보식 古典寶飾에 대한 사랑을 키워오던 제가 불혹의 나이가 되어 꿈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으뜸으로 아름다운 보석공예점을 만들겠다는 간절한 염원으로 명보랑은 탄생했습니다.

이 일은 여성 혼자서 바깥생활을 한다는 것을 이해받기 어렵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지인들의 도움 없이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제 곁에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가까이서 언제나 어려운 물음과 의논의 상대가 되어주시며 좋은 장소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신 에스모드 박윤정 이사장님, ‘명보랑 明寶廊’이라는 상호와 상점 상징물을 도안해주신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님이 계셨으며, 작은 상점이지만 예쁘고 멋지게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주신 고 김수근 선생님을 비롯하여 명보랑 초기에 자신감과 용기를 주신 많은 지인들이 계셨습니다.

저는 이렇게 소중한 분들의 격려와 진심어린 조언을 바탕으로 저희 명보랑이 만드는 모든 장신구 裝身具, 은 銀, 동 銅 등의 기 器에 우리의 전통 고전문양을 되살려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한 생각으로 명보랑의 문을 열었던 당시부터 예술적 안목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박물관을 돌아보며 우리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져 있는 많은 고미술품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명보랑의 은기제품은 미력하나마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미술에 관한 부족했던 저는 앞길에 대한 막연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때에, 김수근 선생님께서 명보랑 금속공예 초대전을 권유하셨고 1981년도에 가서 제1회 명보랑 초대 금속공예전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힘은 들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매년 거르지 않고 명보랑 기획초대전을 열었습니다. 1989년, 마침내 저의 오랜 숙원이었던 금속공예전문화랑 ‘갤러리 빙’을 하얏트호텔앞에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갤러리 빙을 독창적인 개념으로 설계해 주신 김원 선생님과 지금까지도 좋은 인연을 유지하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점은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저는 훌륭하신 작가 선생님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늘 자랑스럽고 감사했습니다. 제가 작품을 통해 받는 감동과 위안에 비해 작가 선생님, 교수님들께 충분히 보답을 못 해드린 것 같아 늘 송구스런 마음입니다.
저는 명보랑을 운영해오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믿음”이라는 생각을 늘 잊지 않고 가슴에 되새기곤 하였습니다. 제가 어려울 때 사랑과 믿음으로 격려해주신 잊을 수 없는 지인들과 작가 선생님, 교수님들의 존함은 여기서 일일이 거론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 분들에 대한 고마움은 평생토록 간직하여도 그 빛이 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모든 분들이 제게 주신 은혜로움과 감사함은 제 마음 속에 섬세한 조각처럼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삶과 예술은 궁극적으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해 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서 명보랑은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이제 명보랑은 33주년을 기점으로 후원해 주신 많은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금속공예와 장신구전문점’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5월
명보랑 대표 남기숙 南基淑